2024년 6월 19일 : 47호
삶은 내가 그 안에 속해 있기를 원한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2020)으로 큰 사랑을 받은 시인 안희연이 4년 만에 그간의 시를 엮어 당근밭을 걷습니다. 왜 당근이었을까요? 시집 출간을 기해 시인이 답한 미니 인터뷰에서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흙 묻은 당근을 보면 마음이 슬프면서도 좋아요. 색도 매력적이고, 무르지 않고 단단하다는 점도 닮고 싶죠'
그리고 한편으론 이렇게 답하기도 했습니다. '만일 당신 영혼의 채소(?)가 푸성귀라면, ‘푸성귀밭 걷기’로 고쳐 읽어도 무관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 말인즉, 중요한 건 당근이 아니라 이 세계가 애정을 가지고 길러낸 것이 있다는 사실이에요.' 당근이 아닌 그 무엇이라도 한국문학 사랑 독자 선생님들이 사랑하시는 그 무엇이어도 좋습니다. 저는 당근에 대한 호감이 있어 당근을 그대로 당근으로 읽고 있는데요. 이 시집이 출간된 이후 '당근 당근' 노래가 입에 붙어 시집 생각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좀 경쾌해지곤 합니다... ^^ (라떼는 '바니바니 당근당근'이라는 노래를 율동과 함께 하는 술게임이 있어 당근에겐 고유한 당근 노래가 있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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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2020)으로 큰 사랑을 받은 시인 안희연이 4년 만에 그간의 시를 엮어 당근밭을 걷습니다. 왜 당근이었을까요? 시집 출간을 기해 시인이 답한 미니 인터뷰에서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흙 묻은 당근을 보면 마음이 슬프면서도 좋아요. 색도 매력적이고, 무르지 않고 단단하다는 점도 닮고 싶죠'
그리고 한편으론 이렇게 답하기도 했습니다. '만일 당신 영혼의 채소(?)가 푸성귀라면, ‘푸성귀밭 걷기’로 고쳐 읽어도 무관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 말인즉, 중요한 건 당근이 아니라 이 세계가 애정을 가지고 길러낸 것이 있다는 사실이에요.' 당근이 아닌 그 무엇이라도 한국문학 사랑 독자 선생님들이 사랑하시는 그 무엇이어도 좋습니다. 저는 당근에 대한 호감이 있어 당근을 그대로 당근으로 읽고 있는데요. 이 시집이 출간된 이후 '당근 당근' 노래가 입에 붙어 시집 생각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좀 경쾌해지곤 합니다... ^^ (라떼는 '바니바니 당근당근'이라는 노래를 율동과 함께 하는 술게임이 있어 당근에겐 고유한 당근 노래가 있었답니다... ^^)
내 안에 든 것이 누구의 심장인지는 몰라도
삶은 내가 그 안에 속해 있기를 원한다
내가 있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_「물결의 시작」에서
좋은 시가 참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저는 이 시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삶은 우리가 이 삶 안에 존재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노래도 불러보고 '솥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르면서도 '솥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딱 그 솥에 지은 밥그릇만큼 정직하게 삶을 대하고 싶은 마음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시집입니다.
Q :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의 첫 작품 〈성주단지〉의 첫 문장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선생님. 선생님도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세요?” 한국어를 하지 못해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던 네팔인 찬드라씨 사건처럼 미쳤다는 말을 듣는 사람은 대체로 외부자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미친’ 사람들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미친’ 사람들이라고 불리지만, 외부자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내부자에 더 가깝지요. 다만 그들은 내부의 ‘정상성’에 포섭되지 않는(혹은 못하는) 존재들입니다. 공자가 논하지 않았다는 괴력난신처럼요. ‘정상성’이라는 그물망에 담기지 않고 새어 나갔기에, 그 안에 담긴 폭력과 부조리함을 인식하고 이를 폭로하였기에 광인으로 몰린 거고, 언급되지 못하는 괴력난신이 되어버린 게지요. 미쳤다고 하는 ‘광인’들이 정말로 광인인지, 누가 그들을 광인으로 분류하는지, 그 기준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주인공들을 조형하였는데요, 이러한 시도는 사실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소설가 루쉰의 작품인 《광인일기》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루쉰이 전근대를 상징하는 식인(食人)와 근대를 상징하는 광인을 정반대의 자리에 두고 대립시켰다면, 저는 식인과 광인을 같은 편에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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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의 첫 작품 〈성주단지〉의 첫 문장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선생님. 선생님도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세요?” 한국어를 하지 못해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던 네팔인 찬드라씨 사건처럼 미쳤다는 말을 듣는 사람은 대체로 외부자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미친’ 사람들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미친’ 사람들이라고 불리지만, 외부자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내부자에 더 가깝지요. 다만 그들은 내부의 ‘정상성’에 포섭되지 않는(혹은 못하는) 존재들입니다. 공자가 논하지 않았다는 괴력난신처럼요. ‘정상성’이라는 그물망에 담기지 않고 새어 나갔기에, 그 안에 담긴 폭력과 부조리함을 인식하고 이를 폭로하였기에 광인으로 몰린 거고, 언급되지 못하는 괴력난신이 되어버린 게지요. 미쳤다고 하는 ‘광인’들이 정말로 광인인지, 누가 그들을 광인으로 분류하는지, 그 기준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주인공들을 조형하였는데요, 이러한 시도는 사실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소설가 루쉰의 작품인 《광인일기》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루쉰이 전근대를 상징하는 식인(食人)와 근대를 상징하는 광인을 정반대의 자리에 두고 대립시켰다면, 저는 식인과 광인을 같은 편에 두었습니다.
Q :
첫 장편소설 《한성부, 달 밝은 밤에》처럼 이번 소설집에도 역사를 소재로 한 괴담이 여러 편 있습니다. 작가로서 시대물에 도전하게 되는 이유, 역사 호러소설의 매력이 궁금합니다.
A :
이 질문은 다시 《광인일기》를 가지고 답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광인의 일기를 얻은 화자가 쓴 서문과 광인이라 불리던 이가 썼다는 일기 부분입니다. (중국어 원문을 기준으로) 서문은 문언문으로 작성되었고, 일기는 구어체인 백화문으로 작성이 되었지요. 문언문이 지식인의 언어 혹은 경전과 역사를 기록하는 언어라면, 백화문은 그렇지 않은 이들의 언어입니다. 광인의 언어, 민중의 언어, 약자의 언어, 패자의 언어 혹은 괴력난신의 언어라고도 볼 수 있지요.
흔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요. 저는 무언가가 기록되고, 무언가가 기록되지 않는 것이 모두 두려움이라는 감정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워지는 것은 폭력적이기에 두려울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무언가를 지우려고 하는 것도 두려워서 그런 거거든요. 역사와 호러는 애초에 한 몸이랄까요. 저는 기록된 역사 속에 담기지 않은 목소리를, 그 지워지고 불완전해진 목소리를, 그 공백 속에 몸을 숨긴 두려움을 읽고 싶었고, 그 목소리를 되살려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관리의 언어가 아닌 광인의 언어로 말이지요.
Q :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한국문학 독자가 여름에 읽기 좋은 중국어권 괴력난신 이야기를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
워낙 화제가 되었던 책이라 많은 분이 읽으셨겠지만, 천쓰홍 작가의 《귀신들의 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음력 7월 15일을 배경으로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백중일, 대만에서는 중원절이라고 불리는 날이랍니다. 귀문이 활짝 열리면서 저승의 존재가 이승으로 넘어오는 날이지요. 그런데 중원절에는 죽은 이만 돌아오는 게 아니랍니다. 산 자도 함께 돌아오지요. 동성 애인을 살해해 감옥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 남들의 눈에는 행복해 보이지만 안에서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 죽음까지 가장하며 가족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사람…… 그리고 귀신들이나 살 법한 땅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그곳에 남아있던 사람까지도요. 어쩌면 그들은 살아 있으나 살아 있지 않은 괴력난신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올해 여름에는 《귀신들의 땅》에 담긴 괴력난신의 목소리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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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있잖아, 누구씨>를 내며 출판을 시작한 엣눈북스가 10주년을 맞아 출간한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있잖아, 누구씨> 정미진이 글을 쓰고 <모 이야기> 최연주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도저히 새로운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아 눈물을 흘리던 작가는 카페에서 '이야기 요정을 만나면 기가 막힌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다 준대요' 하는 다른 손님의 대화를 듣고 요정을 만나기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이 편지는 이야기 요정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도착하는데요... 이야기감을 잔뜩 저장해둔 요정마을 창공을 날아다니는 요정들의 팔랑대는 날개가 무척 귀엽습니다. 이야기의 힘을 믿는 모두에게 걸맞은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지난 11일 『한국 여성문학 선집』 알라딘 펀딩을 오픈하고 이틀 후 책을 마감했습니다. 이 책의 계약일은 2021년 7월. 햇수로 3년을 꽉 채워 손안에 있던 것들이 책으로 엮이는 순간이자, 그 책이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이었습니다. 소식을 들은 동료 편집자들이 조용조용 축하 인사를 전해주어서, 퇴근길의 제 마음은 마치 파티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지요. 독자의 손에 무사히 이 책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까지 책에 대한 고민은 이어질 테지만, 조금은 후련한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던 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희소하고 귀하다.'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책입니다. 어느 분야건 '하늘 아래 새로운 것 하나 없다.'고 말하는 시대에 '최초'라는 단어로 소개할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최초'라는 단어가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질적인 원칙으로 작용한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여성문학사 서술에 있어 학술적·역사적 근거와 의미를 가진 작품을 장르 구분 없이 발굴하고 소개할 것. 이 대원칙 아래 다른 원칙들이 세워졌습니다. 작품뿐 아니라 학술과 역사까지도 여성적 관점으로 다시 바라볼 것. 작품과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의 공기까지도 충실히 담아 보여 줄 것.
그래서 『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그 어떤 선집보다도 삐뚤빼뚤합니다. 시 다음 소설이 나오는 것은 물론, 때로는 공고문이나 기고문, 좌담이나 일기가 등장합니다. 여성문학의 원류로 짚는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의 작품 곁에 그보다 20년 전에 신문에 실린 이름 없는 여성의 글, 기생의 글이 나란히 실립니다(1권). 5·18민주화운동, 학생 운동, 노동 운동 등에서 지워진 여성의 목소리를 재현해 쓴 소설과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해체하고 변주하며 '개인'의 자유를 극한으로 실험한 시가 나란히 실립니다(7권). 원문 그대로 실린 기호와 맞춤법은 지금과 다른 작법까지도 보여 줍니다. 서술 도중 괄호로 "(학사 학사 개수작이다.)" 하고 인물의 비릿한 속마음이 예고도 없이 튀어나오는가 하면(3권, 이선희, 「창」), 문득 뜬금없는 곳에서 "(?)"라는 장난스러운 기호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만드는 동안 그 어느 책보다 수많은 물음표를 떠올렸지만, 읽는 내내 그 어느 책보다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기세를 만끽한 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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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한국 여성문학 선집』 알라딘 펀딩을 오픈하고 이틀 후 책을 마감했습니다. 이 책의 계약일은 2021년 7월. 햇수로 3년을 꽉 채워 손안에 있던 것들이 책으로 엮이는 순간이자, 그 책이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이었습니다. 소식을 들은 동료 편집자들이 조용조용 축하 인사를 전해주어서, 퇴근길의 제 마음은 마치 파티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지요. 독자의 손에 무사히 이 책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까지 책에 대한 고민은 이어질 테지만, 조금은 후련한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던 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희소하고 귀하다.'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책입니다. 어느 분야건 '하늘 아래 새로운 것 하나 없다.'고 말하는 시대에 '최초'라는 단어로 소개할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최초'라는 단어가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질적인 원칙으로 작용한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여성문학사 서술에 있어 학술적·역사적 근거와 의미를 가진 작품을 장르 구분 없이 발굴하고 소개할 것. 이 대원칙 아래 다른 원칙들이 세워졌습니다. 작품뿐 아니라 학술과 역사까지도 여성적 관점으로 다시 바라볼 것. 작품과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의 공기까지도 충실히 담아 보여 줄 것.
그래서 『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그 어떤 선집보다도 삐뚤빼뚤합니다. 시 다음 소설이 나오는 것은 물론, 때로는 공고문이나 기고문, 좌담이나 일기가 등장합니다. 여성문학의 원류로 짚는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의 작품 곁에 그보다 20년 전에 신문에 실린 이름 없는 여성의 글, 기생의 글이 나란히 실립니다(1권). 5·18민주화운동, 학생 운동, 노동 운동 등에서 지워진 여성의 목소리를 재현해 쓴 소설과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해체하고 변주하며 '개인'의 자유를 극한으로 실험한 시가 나란히 실립니다(7권). 원문 그대로 실린 기호와 맞춤법은 지금과 다른 작법까지도 보여 줍니다. 서술 도중 괄호로 "(학사 학사 개수작이다.)" 하고 인물의 비릿한 속마음이 예고도 없이 튀어나오는가 하면(3권, 이선희, 「창」), 문득 뜬금없는 곳에서 "(?)"라는 장난스러운 기호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만드는 동안 그 어느 책보다 수많은 물음표를 떠올렸지만, 읽는 내내 그 어느 책보다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기세를 만끽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어느 시대에서나 여성에게 가장 큰 질문이자 도전은 '여성의 삶'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보여줍니다. 여성에게 가해진 억압만큼이나 여성들은 '자유'를 구체적이고 실재적으로 탐구하고 갈망했습니다. 이 책은 시대마다 형태를 달리하며 여성에게 가해진 억압과 그에 따라 순응하고 저항하며 만들어 간 여성의 삶, 그리고 그 속에서 고민하고 열망한 '자유'의 모양을 빼곡히, 그리고 고스란히 담은 기록입니다.
곧 이 책을 읽을 여러분 또한 저마다 다른 모양의 자유를 발견하거나 떠올리게 될 테지요. 이제 곧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저마다 찾아낸 서로 다른 모양의 자유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누구보다 간절히 그날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을게요. 곧 반갑게 만나요.
- 민음사 담당편집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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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2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조용한 베스트셀러 <구의 증명>(2015)의 인기와 함께 최진영 작가를 사랑하는 독자층이 두터워졌음을 서점원은 실감하고 있습니다. 올 봄 출간된 <원도>는 2011년 첫 출간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원도를 '죽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빈곤 등 2010년대의 현재적인 질문을 담고 있었습니다. 2024년 출간된 최신작 <쓰게 될 것>은 기후 위기 등의 2020년대의 현재적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 서울시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다고 하는데요...
사람으로 사는 게 녹록지 않은 요즘입니다. 사는 게 좀 버겁구나~ 생각이 들 때마다 실은 저는 제가 이 도시, 이 장소, 이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최진영 작가의 의지적 인물들은 올곧게 삶을 응시합니다. 이 인물들이 여러 소설을 거치며 몸을 바꾸어 '사랑을 품고 세상의 끝까지 돌진'하는 모습을 차곡차곡 따라 읽는 전작주의 경험을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