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기록으로 나를 다시 설계하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쓰며 살아왔다. 낙서, 일기, 숙제 등 그 행위의 이름은 달랐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모두 '기록'이었다. 어린 시절의 기록은 단순히 쓰는 행위였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며 우리는 기록이 단순히 쓰는 것을 넘어 자신을 발견하고 세계를 확장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깨닫게 된다. <기록이라는 세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기록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늘 해왔던 평범한 행동이지만, 그것이 쌓이고 확장되면서 우리의 삶에 새로운 의미와 방향성을 부여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 책은 기록이 단순히 무언가를 적는 행위를 넘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확장하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한 줄 일기, 루틴 트래커, 실패 노트, 미래 일기 등 다양한 기록법을 통해 기록의 세계를 탐험한다. 기록은 그저 하루를 정리하거나 지나간 시간을 남기는 것만이 아니다.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의 시선을 배우며, 내면을 확장해가는 여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무심히 지나쳤던 순간들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점차 더 넓고 깊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록이 어떻게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이야기로 바꾸는지 설득력 있게 전한다.
새해는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자신을 돌아보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기록이라는 세계>를 지금 읽기에 가장 완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기록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기록이 우리 삶에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이 새로운 출발의 동반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오늘 한 줄의 기록이 쌓여 내일은 더 나은 나를 만들어줄 것이다. 변화의 시작, 기록으로부터.- 편집 주간회의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해졌나"
2010년대 내내 각종 미디어엔 공무원 시험에 청년기를 통째 바친 청년들의 이야기가 나왔었다. 뉴스에도, 드라마에도 노량진 고시 학원에 몇 년씩 틀어박혀 공부하는 공시생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공무원들의 이른 퇴사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열망이 좌절로 바뀌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그들은 공직 사회에서 무엇을 본 걸까?
저자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10년간 사무관으로 일하다 서기관으로 승진한 후 퇴사했다. 그는 자신이 퇴사한 이유를 "가랑비에 옷이 젖듯 습득한 무기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은 그 무기력의 이유를 밝힌다. 실체 없는 바쁨, 소통 없는 수직 관계, 실무와 동떨어진 윗선의 지시, 면피로 지킬 수밖에 없는 개개인의 안위... 서늘한 문장들이 현실의 공직 사회를 차분히 해부한다. 10년이란 기간 동안 내부인이었고 이젠 외부인인 저자의 꾸밈없는 눈길이 공무원 업무 문화의 구석구석에 샅샅이 닿는다.
어떤 개인이든 존재하는 한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정치의 스펙트럼 위 어딘가에 서 있고,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것들이 무균실의 표백된 비판이라고 할 순 없다. 다만 외부까지 유출된 공공기관 내부의 문제적 사실들, 공무원들의 퇴직률, 젊은 공무원들의 무기력한 분위기 등을 생각해 볼 때, 이 책이 전해줄 수 있는 일말의 진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짚어봐야 할 제안이다.- 편집 주간회의
"죽을 때까지 일만 하며 살 텐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근로소득의 한계를 체감한다. 초기엔 연봉이 오르며 희망을 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은 냉혹해진다. 특히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그 고민은 더 깊어진다. 물가는 가파르게 치솟고, 아이들 교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금은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은퇴 후 노후 자금도 큰 걱정이다. 소득은 제한적인데 지출은 끊임없이 늘어나니 미래가 불안하다. 승진이나 이직으로 연봉이 오르기를 기대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기회는 줄어들고, 체력은 떨어진다. 이런 현실적 고민은 대부분의 직장인이 안고 사는 무거운 짐이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옛말이 된 지금, 근로소득만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인 삶을 담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모두를 짓누른다.
브라이언 페이지의 <소득혁명>은 이런 고민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평생 일만 하다 힘겹게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보며 '자동 소득'이란 해결책을 찾았다. 그는 퇴사 47일 만에 백만장자가 됐고, 3년 만에 수천만 달러의 연 소득을 달성했다. 그의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성공한 이들의 검증된 방식을 철저히 따랐다. 부동산, 임대업, 디지털 마케팅으로 시작해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이제 그는 수십 개의 안정적인 소득원을 가진 '패시브프러너'가 됐다. 책에는 이런 성공으로 가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담겨있다.
이 책은 근로소득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당장 직장을 그만두라는 극단적인 조언이 아니다. 현재의 근로소득을 유지하면서 차근차근 자동 소득을 만들어가는 실용적인 방법이 담겨있다. 특히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소득 창출 자산 목록은 당신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 당신의 삶이 불안하다면, 지금 이 책을 집어 들기 바란다. 3~5년 후면 당신도 근로소득과 자동소득이라는 두 개의 튼튼한 기둥으로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 이제 그 첫 걸음을 내딛을 시간이다.- 편집 주간회의
"지대넓얕 시리즈의 정점"
채사장의 지대넓얕이 5년 만에 완결 편으로 돌아왔다. 첫 권이 나온 지 10년 만의 완결이다. 시리즈의 앞선 책들에서 세상의 지식들을 소화하기 쉽게 들려주던 채사장이 이번 책에선 지식이 아닌 실천을 말한다. 시리즈의 끝에서, 그는 왜 실천을 말하는가?
그는 현대의 시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왜 채워지지 않는가에 대해서 고민했고, 그 이유를 실천하지 않음에서 찾았다. 그리고 지식을 소화하고 깨달음의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실천은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면세계로 침잠하여 앎을 깨닫게 되는 것.
그리하여 이 책에서 채사장은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법을 안내한다. 그는 여러 단계를 통해 각자의 내면에 닿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곳에서 우리가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연말, 연시 왠지 자신이 텅 비었다는 기분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깨달음을 선사할 것이다.- 편집 주간회의
"세스 고딘, 경제경영 바이블 완결판"
세스 고딘은 현대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바꾼 선구자이자 비즈니스 혁신의 아이콘이다. 인터넷 초창기, 그가 설립한 요요다인(Yoyodyne)은 온라인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오늘날 전자상거래의 초석을 다졌다. <보랏빛 소가 온다>와 <마케팅이다>를 통해 "차별화의 중요성"과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을 선사한 그는, 이번에는 ‘전략’이라는 주제로 돌아왔다. 세스 고딘은 단순히 성공을 위한 규칙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사고방식을 통해 삶과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략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변화는 더욱 빨라지고, 복잡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시대에 개인과 조직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또한 단순한 전략 지침서를 넘어, 사고방식을 전환시키는 도구를 제공한다. 세스 고딘은 시간이 가진 잠재력,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게임의 원리, 타인의 입장에서 사고하는 공감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힘을 강조한다. 이러한 네 가지 축은 단지 사업적 성공을 넘어, 개인의 삶과 커리어, 사회적 관계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원칙들이다. 새로운 관점과 구체적인 사례로 가득한 이 책은 지금 당신의 전략적 사고를 혁신할 완벽한 기회가 될 것이다. 그를 다시 믿어 보자. 제목이 먼저 자신 있게 말하지 않는가. 이것이 '전략'이라고.- 편집 주간회의
"법의학자 이호의 죽음과 삶의 인문학"
매일 보는 것이 일상의 고민을 구성하고, 매일 하는 고민이 한 사람을 구성한다. 그렇다면 매일 죽음을 마주하는 사람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사람이 될까. 지난 30여 년 간 4천여 구의 시신을 부검해온 법의학자 이호가 일상의 고민들을 발효시켜 얻은 자신의 철학을 세상에 내놓았다. "매일 죽음을 보다 보니 살아 있는 게 비정상처럼 느껴진"다는 사람에게 삶과 죽음이란 대체 무엇일까.
이 책에서 그는 법의학자가 어떤 존재인지, 왜 법의학자가 되기를 선택했는지, 법의학자로 살면서 만난 죽음들에서 무엇을 깨달았는지를 들려준다.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에서 시작하는 글은 문장이 이어질수록 '나'에서 벗어나 인간의 삶과 사회로 향한다. 수많은 죽음들로부터 그는 우리의 삶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발견한다. 그의 말마따나 "잘 살고 싶다면 죽음을 배워야" 하고, 죽음을 배우기엔 이 책이 적절하다. 합리적이고 따뜻한 시각과 간결하고 가독성 높은 문장, 연말의 독서로 추천한다.- 편집 주간회의
"새해의 다짐이 독서라면, 먼저 이 책"
독서는 새해 다짐 리스트에 빠짐없이 올라가지만, 책을 의무로 읽는 데는 한계가 있다. 독서가 꾸준하려면 무엇보다 재미가 솟아야 한다. 올해엔 기필코 책 읽는 습관을 들이겠다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책에 대한 부채감을 재미로 바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시인의 딸로 태어나 시학을 공부하며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된 저자 나민애는 우리에게 국어가 무엇인지,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장르별로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며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등 그야말로 독서의 기초를 전방위적으로 알려준다. 책을 읽으라 말하는 선생들은 많지만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이렇게 세세하게 알려주는 전문가는 흔치 않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장점은 초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는 데에 있다. 편한 단어와 재치 있는 비유로 설명하는 책의 효용을 읽다 보면 독서가 그리 멀리 있는 취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취미든 새로 시작할 땐 동력과 매뉴얼이 필요한 법, 둘 모두를 손에 쥐여주는 책이다.- 편집 주간회의
"미로 속에서 헤매고 있는 아이는 누구인가."
이탈리아 최고의 기업가 가문의 상속녀 오리아나 디 페이트로가 프랑스 남부 휴양지에 정박 중이던 요트에서 괴한의 습격받아 혼수상태에 빠졌다. 니스 경찰청 강력반은 수사에 착수했지만, 참혹한 범행 현장에서 범인을 밝혀낼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리아나는 결국 피습 열흘 만에 사망하고, 사건은 더욱더 미국에 빠졌다. 그로부터 1년 뒤, 오리아나의 남편이자 유명 재즈피아니스트 아드리앙의 저택에 아드리앙이 부인을 살해한 후 범행에 사용한 쇠꼬챙이가 보관 중이라는 익명의 제보가 들어오고, DNA 감식 결과 쇠꼬챙이에 말라붙은 혈흔과 머리카락의 주인공이 오리아나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중요한 단서를 확보한 마르세유 검찰청은 유력 용의자인 아드리앙에게 감치 명령을 내리고, 수사팀장 쥐스틴은 아드리앙의 취조를 시작한다. 그리고 취조와 수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제3의 인물, 아드리앙의 숨겨진 연인으로 추정되는 아델의 존재가 드러나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서스펜스 마스터 기욤 뮈소의 데뷔 20주년 기념작. 소설은 현재의 시점에서 아드리앙을 취조하는 쥐스틴, 사건이 일어나기 전 오리아나와 아델의 관점을 넘나들고, 독자는 화자들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오리아나 살해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독자는 사건의 진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받지만, 마지막에 이르기 직전까지 사건의 진실을 베일 속에 감추어져 있다. 데뷔 이래 20년 동안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저자의 상상력과 교묘한 서술 속에 감춰져 있다가 순간순간 번뜩이는 반전의 단서들이 독자를 단숨에 결말까지 달리도록 몰입시키는 소설.- 편집 주간회의
"뇌과학에서 찾아낸 4가지 양육 원칙"
국내 발달뇌과학의 최고 권위자 김붕년 교수의 이 책은 뇌 발달에 맞춘 양육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의 뇌는 태어날 때 약 30%만 기능하며, 나머지는 성장 과정에서 발달한다. 특히 만 12세까지가 뇌 발달의 중요 시기로, 이 시기에 양육자가 어떤 환경과 자극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사고력, 감정 조절, 행동 능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가령 만 3세까지는 감정과 감각을 담당하는 뇌가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아이와 교감을 많이 나누고,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논리적 사고나 학습은 아직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무리해서 가르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양육자가 “아이를 귀한 손님처럼 존중하라”고 조언한다. 아이를 양육자의 기준에 맞추려 하지 말고,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며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랑과 희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뇌 발달 과정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인 양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초보 부모가 아이를 똑똑하고 당당하게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든든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편집 주간회의
"김애란, 다시 이야기의 시작으로"
애독자의 기다림에 손 내미는 김애란의 장편소설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하나의 현상으로 세계에 등장한 이후 김애란은 오직 네 권의 소설집, 한 권의 장편소설로만 독자를 만났다. 22세에 데뷔한 작가는 이제 23년차 소설가가 되었고, 이번 작품은 <두근두근 내 인생> (2011) 이후 13년 만에 출간되는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제목은 교실 속 '자기소개 게임'에서 왔다.
다섯 문장으로 자기를 소개하면 되는데, 그 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 해. (10쪽)
교실에서 이 법칙대로 자신을 소개하던 아이들은 거짓말에 비밀을 섞어가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반려 도마뱀 용식과 살고 있는 지우. 지우가 노동 현장으로 떠난 사이 지우의 도마뱀을 맡아주기로 한 소리. 비극적인 사건으로 가족이 해체된 후 강아지 뭉치와 함께 있다 소리를 만난 적이 있는 채운. 서로의 비밀을 엿본 세 아이는 자석의 극점처럼 다가가고 멀어지며 방학의 끝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만화를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 상대의 손을 잡는다. 이야기를 짓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흡수하며 아이들은 비밀일 수도, 거짓말일 수도 있는 각자의 서사를 향해 나아간다. 23년 동안 작가의 소설을 따라 읽어온 독자들은 그의 소설이 놓인 자리를 따라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과 함께 그 재료에 난 칼자국도 함께'('칼자국' 부분, <침이 고인다>(2007) 수록) 삼키면서,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겨우 내가 되겠지' ('서른' 부분, <비행운>(2012) 수록) 울먹이며 어른이 됐다. 성취하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다고 손을 내미는 김애란의 소설과 함께 채 마무리되지 못한 채 그 여름방학에 머물러 있던 우리의 이야기도 다시 시작된다.- 편집 주간회의
"거장이 말하는 돈의 흐름과 미래의 방향"
세계 경제는 지금 대전환기에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미중 무역 갈등 등 여러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얽혀 경제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내년 트럼프 2기 출범은 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것이다. 짐 로저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10년 넘게 지속된 글로벌 호황이 끝나가며, 최악의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역사적 패턴과 현재의 경제 데이터를 근거로 미국, 일본, EU 같은 전통적 경제 강국의 쇠퇴를 예견하며,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새로운 경제 성장 지역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한 공포나 경고에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각국의 경제적 조건과 지도력, 인구 구성 등을 분석하며 미래를 대비할 구체적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 배우고, 흐름을 읽으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가 강조하는 생존 방법이다.
짐 로저스에 대한 시각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나치게 비관적이며, 또 한물 간 인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그가 과거 주요 경제 위기들을 정확히 짚어온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닷컴 버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트럼프 당선 등 그의 예측은 큰 흐름을 읽는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책에서 그는 단순히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정세를 통찰하며 돈의 흐름을 읽는 법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특히, 혼란스러운 시대적 맥락에서 개인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깨달음을 준다. 지금은 그의 관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도 열린 자세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 편집 주간회의
"2025년 새해, 작지만 빛나는 기적을 꿈꾸며"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사회>로 대한민국에서 '을'로 살아가는 삶을 가감 없이 써 내려가던 저자 김민섭은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를 통해 그러한 삶 속에서도 타인과의 연결, 소통을 강조하며 김민섭식의 위로를 전해왔다. 이번 신간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는 그 어느 때보다 어둡고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대한민국에 맞춤인 책이다. 현실은 암울하고 매일의 일상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지만,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적극적인 연대를 강권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의 속도에 자꾸만 밀려 자신과 타인을 돌아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서서 내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살피며, 다정함이 가진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걷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이 한 줄기 빛이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결국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결국 다정함은 모든 걸 이기니까.- 편집 주간회의
"사랑의 욕망, 그 잔인함의 끝"
레아는 쉰 살을 코앞에 둔 사교계 여인이고, 셰리는 스물다섯 살 청년이다. 레아와 셰리의 모친 플루 부인은 같은 사교계 사람으로 친구 사이이며, 때문에 레아는 셰리를 어릴 때부터 보아왔다. 6년 전 어느 밤, 레아와 셰리가 처음 키스를 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깊어진다. 레아는 처음엔 미처 깨닫지 못했고 다음 순간엔 부인하지만 설렘을 느낀다. 하지만 그러한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다. 레아와 셰리의 모친은 셰리를 동년배의 젊은 여성과 결혼시키고 두 사람은 짐짓 가볍게 이별한다. 그리고 그렇게 끝난 줄 알았던 어느 날 밤, 셰리가 불쑥 레아의 방에 들어선다.
프랑스의 ‘국민 작가’로 불릴 만큼 대중적 사랑을 받았던 작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대표작. 콜레트 문학은 감각적이고 혁신적인 문체, 대담한 주제, 주체적인 여성상, 복합적인 인물 묘사 등이 특징으로, 우리나라에 보다 잘 알려진 마르그리트 뒤라스, 프랑수아즈 사강, 시몬 드 보부아르를 위시하여 숱한 후대 여성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현대 여성 문학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셰리>는 이러한 콜레트 문학의 특성이 집결된 콜레트 예술의 정수로 평가된다. 나른함과 긴장감 사이를 오가는 관능적인 문장, 그리고 이야기가 절정에 이른 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결말까지. 콜레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 소설을 두고 ‘나는 난생 처음으로 내가 얼굴을 붉히거나 의심스러워하지 않을 소설, 탄생과 함께 지지자와 반대자들을 집결시킬 소설을 썼다고 깊이 확신했다.’라고 했다.- 편집 주간회의
"인류학자 조문영의 비판적 세상 읽기"
책의 서문에서 조문영은 자신에게 인류학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한다. "나에게 인류학적 세계 읽기란 단단한 이해를 거쳐 책임 있는 비판을 길어내는 과정이었다." 이 문장 이후로 따라오는 세상 비판, 삶의 이해에 대한 책임감과 열망에 관한 묵묵한 고백은 왠지 낯설지 않다. 인문학, 사회과학을 정확하게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저마다 이와 비슷한 열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권위를 경계하고 자신을 의심하며 오로지 실낱같은 진실들을 찾아내어 그것으로 쌓아 올린 세계의 비판적 상을 구성하는 일. 마주하는 순간마다 기존의 문법에서 균열을 발견하고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히 어렵고 고독한 일일 테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해낸 작업물은 비슷한 길을 따르는 동료 시민들에게 큰 기댈 언덕이 되어 준다.
그리고 이 책이 그렇다. 인류학자로서 그가 만나고 기록한 세계는 구석구석 입체적이고 섬세하게 비판적이다. 한 편 한 편 칼럼들에서 그의 시선은 주로 빈민, 노동자, 노인, 여성, 장애인, 원주민, 이주민, 지방, 비인간 등 '취약한' 존재들에 머무른다. 그리고 이들과 나, 이들과 당신들, 이들과 세계의 관계를 끊임없이 묻고 연결하고 재정의한다. 각자의 세계가 만나는 접촉면에 관한 주목은 지금 한국 사회의 민중들이 도달한 '연결'의 감각과 공명한다. 연결을 일차원적으로 감각한 다음에 우리는 어떤 구체적인 질문을 해나가야 할까? 조문영의 칼럼들은 이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쥐고 있다. 그의 글은 조심스럽고 성찰적이며 책임감 있게 삐딱하다. 현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인의 태도라고 감히 말해본다.- 편집 주간회의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작가 신작 소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유영광의 신작 소설. 신인 작가의 이 소설은 10만 독자를 만났고, 21개국에 수출되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은 작가가 삶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지나던 무렵,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2021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개인 출판했던 그의 첫 소설이다. '이 소설을 쓰면서 제 삶에도 진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년, 다리를 잃은 노인, 팔을 잃은 검사, 날개를 잃은 천사가 '방황의 성'에서 '행복의 섬'을 향해 모험을 떠난다. 불행의 여신이 깊은 동굴 속에 숨긴 꿈과 커다란 바위 밑에 숨긴 용기를 찾아 잠든 행복의 여신을 깨우는 것이 이 여정의 목적이다. 이들은 절망의 계곡, 좌절의 늪, 고난의 들판을 지나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 순례한다. 자기계발서로도, 판타지 소설로도 읽기 좋은 이야기를 따라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을 향해 지도와 나침반을 쥐고 걷다보면 나다운 행복을 찾기 위해 떠날 용기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편집 주간회의
"그들은 서로에게 돌아갈 길을 찾고 있었다."
보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몸의 기력이 나날이 떨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치매에 걸린 아내는 3년 전 요양시설로 떠났다. 혼자 남은 그는 아내의 향기를 보관하기 위해 그녀의 스카프를 병 속에 넣어두었는데, 이제 그 병의 뚜껑을 여는 것도 쉽지 않다. 그의 고요한 일상은 매일 찾아오는 요양보호사들에 의해 잠시 깨어질 뿐 그리고 오랜 친구 투레와 반려견 식스텐만이 유일한 기쁨이다. 아들 한스와의 관계는 망가진 지 오래다. 아들은 식스텐을 데려가려고 한다. 보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이 숲에 가서는 안되고, 식스텐 같은 개들은 시골길을 한 번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더 긴 산책이 필요하다면서. 보는 자신에게서 반려견 식스틴을 떼어놓으려는 아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식스텐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보의 감정은 크게 흔들리고, 그는 삶의 여러 순간을 되돌아본다. 그는 남은 시간 동안 삶의 문제들을 잘 풀어낼 수 있을까.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 리사 리드센의 데뷔작이자 2024년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작가는 할아버지를 방문하면서 우연히 오래된 메모를 발견한다. 요양보호사가 남긴, 할아버지 생애의 마지막 몇 년 동안의 기록들.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를 찾아 청소와 식사, 목욕 등을 도우면서 작가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인생 이야기에 매료되고, 나아가 자신이 인생 이야기에 그토록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할아버지 덕분이라고 훗날 인터뷰를 통해 고백한다. 노인을 향한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다. 자신의 존엄성과 결정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하는 인간의 위대한 마지막 모습들. 이 소설은 바로 그렇게 쓰여졌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세대 간의 소통, 가족 간의 사랑, 오랜 동료와의 우정, 뜨거운 화해와 온화한 작별의 과정을 사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보여주며, 소설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편집 주간회의
"새해엔 '잘'하기 위해"
성인이 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이제 새로운 분야를 배울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린 어른의 오판이었다. 삶은 길고 배움은 계속된다. 그 목적이 취미든 생활이든 생계든, 적성을 찾는 일은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하면 늘 애가 탄다. 어떤 분야든 고수의 자리는 가득 찬 듯 보이고, 나도 그 언저리 어딘가에 함께 몸을 뉘고 싶다.
이 책은 그 애타는 마음을 타겟팅한다.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뇌과학을 기반으로 무언가를 배울 때, 효율적으로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다중언어 구사자이자 열성적인 테니스 선수로서, 그가 알려주는 실력 향상법은 언어, 운동, 기술 등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 인지심리학, 신경과학, 교육학, 생물학, 운동생리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이론과 연구를 통해 그는 학습과 훈련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새해의 다짐이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것이든 원래 해오던 것을 더 잘 해내고 싶은 것이든, 이 책은 그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실력 향상에 지름길은 없어도 최단기 경로는 있을 수 있다. 잘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길로 가야 한다.- 편집 주간회의
"완성되어 가는 양육자와 어린이"
양육에 왕도는 없다지만 어느 순간부터 좋은 양육은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SKY, 의대, 인서울 대학교에 보내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재화를 '투자'한다. 서경식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투자에는 이윤을 올리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당연히 모든 양육자들이 좋은 대학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이윤추구라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아이에게 좋은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아이와 양육자에게 진짜 좋은 일은 서로가 교감하는 일이라 말한다. 이는 양육과 돌봄의 기본이겠지만 가장 잊히기 쉬운 대전제이기도 하다. 유튜브의 수많은 입시 성공 스토리와 달리 진정한 교육의 본질을 파헤친 저자는 건강한 자존감을 키우는 대화법,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회복탄력성, 그리고 아이의 진정한 잠재력을 발견하는 40가지 터닝포인트를 소개한다. 가정은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다. 완벽이란 있을 수 없다. 그 결함을 수용하고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만이 '완벽'해지는 길일 테다.- 편집 주간회의
"전미번역상 수상, 김이듬 시집"
2020년 <히스테리아>의 번역본으로 전미번역상, 2020년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한 김이듬의 시집이 눈보라의 계절 찾아왔다. 시집을 여는 첫 시는 <블랙 아이스>. 포틀랜드에서 입양 기록 갖고 엄마 찾으러 한국에 온 '에밀리'와 '나'는 지번 주소를 들고 부천에서 에밀리의 엄마를 찾고 있다. 을씨년스러운 시내에는 때마침 폭설이 쏟아지고... 엄마 찾는 에밀리와 엄마를 잃은 적이 있는 나는 빙판 위를 '춤을 추듯 걷는다 / 어딘지도 모르면서'
'당신을 위로하러 글을 쓰진 않아요'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이 시들은 내게 위로가 됐다. 북극한파를 맞이해 눈보라 내리는 빙판길을 걸으면서 이들은 이 막무가내인 삶을 묵묵히 걸어나간다. '스스로 만든 손목 흉터 가리려고 소매 잡아 늘리는'(<나의 정원에는 불타는 나무가 있었고>) 사람이 자꾸 흉한 일이 생기는 친구에게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부적 팔찌를 사주려는 순간, 인사동 골목길에 나란히 선 흉진 사람들의 마음이 연결된다. 책방을 잃고 엄마를 잃고 몸을 잃어도 밤은 찾아오고 밤이라면 명작을 쓸 수 있다. 막막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밤이 긴 이 겨울 읽기 좋은 시집이다.- 편집 주간회의
"유괴된 소년의 3년은 무엇이었나."
1991년 12월 11일 저녁, 학원에 갔다가 귀가하던 소년 다치바나 아쓰유키가 유괴되었다. 사건 발생 지역과 인접한 경시청, 인근 현경에도 종합지휘본부를 설치하는 등 경찰력이 다치바나 아쓰유키 유괴 사건에 총력을 다하던 순간, 또 하나의 소식이 들려왔다. 12월 12일 오후, 건강식품회사 ‘가이요 식품’의 기지마 시게루의 손자 나이토 료가 유괴되었다는 소식. 사상 초유의 동시 유괴 사건이었다. 첫 번째 유괴로 경찰력을 집중시켜 경찰의 대응 체제가 취약해진 틈을 타 같은 현경의 담당 지역에서 두 번째 유괴를 일으켜 몸값을 받아낸다는 대담한 계획. 경찰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도 인질의 안전과 범인 체포를 위해 총력을 다 하지만, 몸값 전달 역할인 기지마 시게루가 경찰의 통제를 벗어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며 결국 범인 체포에 실패한다. 그리고 3년 뒤, 나이토 료는 7살이 되어 조부모의 집에 나타난다. 그간 실종 상태였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잘 교육받은 모습으로. 하지만 돌아온 소년은 지난 3년에 대해 굳게 입을 닫는다.
소설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당시 경찰 담당이었던 한 신문기자가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의 죽음을 계기로 마지막 취재를 결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 자신이 소설가를 꿈꾸던 신문기자 출신인 작가 시오타 다케시는 경찰 관계자를 만나 사용 장비와 수사 방법을 조사하고, 유괴 사건 장소인 ‘1991년의 요코하마시’의 지도를 구해서 사건이 일어난 동선과 장소를 일일이 되짚으며, 30년이 지난 ‘현재’와 하나하나씩 대조하는 등 그야말로 할 수 있는 모든 취재를 다했고, 그 결과 소설은 압도적인 리얼리티를 뿜어내며 서장에서부터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동시 유괴 사건’이라는 경악할 만한 수수께끼를 서두에 들이밀고, 신문기자와 갤러리 대표가 ‘공백의 3년’을 추적하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장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범행 수법이나 범인의 정체가 아니라 납치된 아이가 끝내 밝히지 않는 ‘공백의 3년’에 있다. 그래서 결말에 이르러 느껴지는 감정은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다는 쾌감이 아닌, ‘좋은 소설’을 읽었다는 만족감이다.- 편집 주간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