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읽는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작가. <홍학의 자리> 등의 작품으로 독자의 지지를 얻은 정해연의 소설집. 읽는 쾌감을 극대화하는 세 편의 이야기는 가족이라는 환상을 비틀어보는 데에서 시작된다.
<반려, 너> : 반려견 호두가 이웃의 발목을 문 순간, 한 청년은 운명의 상대를 발견한다.
<준구> : 딸을 납치한 유괴범의 전화를 받고, 준구는 1호선의 어둠을 향해 달려간다.
<살> : 딸이 아픈 것만 빼면 우리 집엔 우환이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그 집에 아픈 사람 있죠?” 말을 걸어오기 전까지.
작게 두드리다 크게 쏟는 이야기의 리듬감이 정해연의 작품에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고, 의심하지 않고 이야기를 따라간 독자를 기분 좋게 배반한다. 운명의 상대의 반려가 되어 정상가족을 이루겠다는 환상,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가장이라면 가족을 지켜야한다는 의무감,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완벽한 가정을 나의 노력으로 일궈냈다는 오만. 스릴러 소설은 이 틈을 파고들어 작은 경고를 던진다. 읽고 난 후 등이 서늘해지는 시원시원한 소설이다. - 소설 MD 김효선
잘 잤어?
내 아침 인사는 늘 그렇게 시작해.
저런 식의 현혹에 넘어가서야 이 임선경이 아니다. 선경은 종교나 민간요법 같은 것들에 의지하는 나약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나태한 엄마가 되고 싶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그런 데 들락거리다가는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퍼질 게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