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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의 숨은 공식을 꿰뚫는 실전고수.
주식 투자가. 24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브 「부자탐사대」 진행자. 글로벌사이버대 융합경영학부 교수. 연세대 졸업 후 현대자동차 본사 책임매니저로 일하다가 주식 수입이 연봉보다 높아지자 퇴사하고, 현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저서 <부트 2024> ,<주식 시장은 되풀이된다>, <오늘의 주식>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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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 방학이 다가오면 여행 계획을 세우곤 한다. 예전에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을 때에는 여름휴가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상반기를 그 기대감으로 버티곤 했다. 그리고 여름휴가를 다녀오면 다시 추석을 기다리며 회사 생활을 했다. 교수가 되고부터 여름 방학을 앞두고 더 많은 계획을 세우게 됐다.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 여름방학 때만 되면 귀신같이 일감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세상이 내 방학을 기다린 것도 아닐 텐데 매년 신기할 따름이다.
올해의 여름 방학을 날려준 것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이다. 방학이 시작되고 그동안 미뤄 둔 유튜브 촬영을 열심히 하던 2024년 7월 14일, 트럼프가 연설 중 총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는 속보가 전해졌다. 그 순간 머릿속에는 온갖 관련주들이 떠올랐다. 떠오르는 대로 「효라클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채널에 죽 써서 올렸더니 며칠 만에 반응이 왔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이 내용으로 원고를 쓸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다. 내 여름 방학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어차피 미국 대선 관련 내용을 2학기 때 수업 자료로 쓰려면 교안을 만들어야 되긴 한다. 이왕 만들 거 책으로도 만들자는 생각에 흔쾌히 수락했다. 유난히 무덥고 비가 갑자기 쏟아졌다 그치기를 반복했던 올여름을 이 책을 쓰는 데 온전히 쏟아부었다. 집필을 핑계로 시원한 곳에 계속 있어서 좋기도 했다. 내 여름 방학 여행은 이번에도 날아갔지만, 우리 학생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미국 대선 관련주를 알게 된다면 아쉬움은 없을 것이다.
요즘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챗GPT를 이용해서 쉽게 책을 쓴다기에, 나도 챗GPT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한국 주식이 오르겠느냐”라고 물어봤다.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재선될 경우, 한국 주식 시장에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은 다음과 같은 섹터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의 정책 방향과 관련된 영향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하 생략)”
그러면서 방위산업, 반도체 및 전자, 자동차, 철강 및 화학, 에너지 및 자원, IT 및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간단한 설명 및 대표 종목을 나열해 주었다. 그렇다면 새롭게 민주당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어떨까? 이에 대해서 챗GPT는 신재생 에너지, IT 및 기술, 헬스케어 및 바이오, 자동차, 반도체, 인프라 및 건설 분야의 상승을 예측했으며, 각 분야의 대표적인 종목 역시도 나열해 주었다. 그리고 이런 경고문을 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예측은 일반적인 경향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실제 시장 반응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항상 위험이 따르므로,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양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보니 얼마 후엔 내가 이런 책을 쓸 필요도 없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식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만 보자면 대학 교수도 필요 없는 직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맞는 내용 가운데에 틀린 내용도 들어 있는 걸 보니 아직은 내가 할 일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영역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나를 응원해 주시는 「효라클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구독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재미없는 영상이라도 꾸준히 봐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유튜브 채널 「부자탐사대」 구독자 여러분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부족한 나를 데리고 늘 최고의 영상을 만드는 신의 손 김정민 PD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또, 함께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투자고수의 비밀노트」 집필진 여러분 - 오래임장, 집이두채, 싱그레, 깨깨부, 양쇼 님 - 도 언제나 내가 지치지 않도록 용기를 주고 있다.
내가 새로운 모임을 제안하면 마다하지 않고 흔쾌히 도전해 보자고 하는 ‘넷플연가’의 박고운 님도 큰 힘이 되었다. 모임이 개설되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주시는 분들도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나의 글을 보고 선뜻 출간을 제안한 잇콘출판사 신동익 대표에게 책을 많이 팔아서 보답하고 싶다.
2024년 여름
효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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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 이번 여름방학도 다 날아갔네
제1장 | 한국증시에 찾아온 오랜만의 기회
제2장 | 도널드 트럼프
제3장 | 카멀라 해리스
제4장 | 그리고 중국
마치며 / 복습을 위한 퀴즈
책 속 깜짝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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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에
찾아온
오랜만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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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주식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조롱 섞인 우스갯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미국주식은 쭉쭉 올라가는데 한국주식은 제자리를 맴도는 것도 모자라서 툭하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코스닥지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꼴찌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70%가 연초보다 7월의 주가가 더 낮을 만큼 한국증시 상황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도 한국증시에 남아있는 투자자들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도 아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도대체 한국증시는 왜 이렇게 안 오르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기업이 매력적이지 않아서이다. 글로벌한 시각으로 봤을 때 한국의 기업들이 과연 매력적일까? 전혀 아니다. 사실 ‘한국 기업은 매력이 별로 없다’라는 점은 한국주식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이다. 이걸 제대로 모르고 뛰어드니까 백전백패를 당하는 것이다.
한국주식에 크게 물려있는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자신이 보유한 기업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기업인데 주가가 기업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정부 정책, 공매도, 금투세 등 엉뚱하게 외부 요인만 탓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제일 잘못된 것은 본인의 기업가치 평가 방식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기업가치가 옳고 나머지 요인들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까, 아니면 본인이 틀리고 시장에서의 평가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까? 당연히 본인이 후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한국 기업은 왜 매력이 없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특히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좋지 않은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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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보면 ‘세습’은 굉장히 일반적인 권력 승계 형태이다. 원시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권력은 핏줄을 타고 이어졌다. 이 강력한 권위를 빼앗으려면 지도자와 가족을 다 죽여야 했다.
흥미로운 것은 권력 세습이 지역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세계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조선 왕조와 부르봉 왕조, 합스부르크 왕조는 아무런 교류가 없었지만 권력을 세습했다는 점은 동일하다. 왕위뿐만 아니라 신분제 세습 역시 세계적으로 나타난 걸 보면 세습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근대 이후 꾸준히 이어져 내려온 이 오래된 관습을 깨버린 게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선거로 뽑으면서 ‘세습되지 않는 최고 권력’이라는 것을 최초로 제도화했다. 이 혁신적인 제도는 날개 돋친 듯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지금은 몇몇 독재국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한다. 이제 권력을 뺏기 위해 지도자를 죽일 필요가 없어졌다. 선거 제도가 아니었다면 인류는 지금도 허구한 날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권력이 세습되지 않으면서 지도자의 자격도 바뀌었다. 세습의 시대에는 어차피 다음 지도자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았다. 그냥 태어나보니 아버지가 왕이었고, 그래서 나도 왕이 될 예정이었다. 왕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권력을 빼앗으려는 세력만 잘 처리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권력이 세습되지 않게 되면서 지도자의 자격은 점점 까다로워졌다. 이제는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능력, 언변, 도덕성, 외모 등 온갖 조건을 갖춰야 하는 시대이다. 게다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문제가 있으면 안 되므로 가족 단속도 잘해야 했다. 지도자의 자격이 훨씬 엄격해진 것이다.
지도자의 자격이 엄격해지면 통치의 질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능력 있는 지도자가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며 다스리다 보니 이전의 세습 왕조와 비교할 수 없는 발전이 이루어졌다. 어찌 보면 인류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도 세습되지 않는 권력이 등장한 이후 통치의 질이 올라가면서부터 일어난 단기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과거 유럽의 많은 기업은 최고경영자 자리도 왕위처럼 세습을 했다. 가업에서 출발하여 대를 잇는 기업이 많다 보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은 이사회에서 능력 위주로 최고경영자를 선출하거나 해고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이는 곧바로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났다.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경영자가 가차 없이 쫓겨나는 미국식 기업과 아무리 잘못해도 누구 하나 경영자의 책임을 묻지 않는 유럽식 기업 중에 어느 쪽이 더 실적이 좋았을까? 보나 마나 미국식 기업일 것이다. 미국이 오늘날 세계 최강국이 된 것은 과학기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경영 방식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세습되지 않는 권력의 우수성은 수천 년 인류 역사로 증명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제도에서 비껴 있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한국의 재벌들이다. 한국의 재벌은 그 성격이 워낙에 독특해서 영어로 번역할 수 있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그냥 ‘chaebol’로 표기될 정도이다.
재벌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세습이다. 물론 자녀가 유능하다면 경영권을 물려줄 수도 있으니 세습 자체가 나쁘다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