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빈곤 문제라고 해도 ‘청소년을 위한 강론’만 펼쳐 왔습니다. 세상의 부조리가 결집된 더러운 세계인데도 청순한 테마만 다루어져 왔습니다. 매스컴이 만들어 내는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의 모습 등이 바로 그렇습니다.
물론 그것은 그것대로 하나의 측면이므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슬럼이나 노상, 집창촌에 사는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논픽션이나 다큐멘터리 등의 제작 작업을 위해 세계 각국의 빈민 지역을 찾아가 그곳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몇 년에 걸쳐 슬럼의 오두막에서 자고, 노상에서 거지들과 함께 술 마시고, 여장을 한 남자들과 춤을 추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빈곤 문제의 틀을 제시하면서도 그 같은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얼굴을 찡그리게 되는 저속한 사실도, 믿을 수 없는 비참한 일도, 분노를 참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한 사실들을 통하여 빈곤 지역의 진정한 상황을 이해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