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발상은 프랑스 인상파에 대한 강의를 준비하던 중에 떠올랐다. 이 책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청혼하는 구도도 거의 한눈에 발견되었다. 인상주의 예술에 나오는 남녀의 눈에 숨겨진 의미를 고찰하고, 그 의미와 19세기 문학에 나오는 눈의 해석을 비교한 결과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인생의 아주 깊은 신비와 강력한 감정 가운데 하나가 역사의 어두운 구석에 묻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많은 역사가들은 이제까지 사랑을 합리적인 행동에서의 일탈이나 중요한 사건 진행을 가로막는 방해물 정도로 여겨왔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왕위를 포기하는 왕에서 보듯, 사랑은 우리에게 역사와 작별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어떤 책은 전쟁을 다루기 때문에 중요하고, 어떤 책은 응접실의 여성의 감정을 다루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고 비평가들은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런 버지니아 울프의 이의 제기를 다시금 강조하면서, 사사로운 감정의 소용돌이보다 시끌벅적한 공적 사건을 선호하는 역사가들의 일반적인 성향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믿음직한 사랑의 역사를 쓰고자 하는 시도이며, 정말로 중요한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요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