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이란 속삭임과도 같다. 거리로 뛰쳐나가 목 놓아 외치는 액티비스트들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지는 거대한 담론들과 광기, 큰소리가 이기는 요즘 사회에서 아무도 찾지 않는 갤러리에 숨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아티스트들은 어찌 보면 겁쟁이들 같다. 그리고 광고와 언론, 다양한 미디어에서 쏟아내는 큰 목소리에 익숙해진 우리는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점점 낯설다.
하지만 속삭임에는 은밀함이 있다. 진솔함이 있다. 당신이 어젯밤 몰래한 일을 보통 거리에서 소리치지는 않는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혹은 연인에게 속삭일 것이다. 이렇듯 현대미술을 볼 때 관객은 작가의 어찌 보면 친절하지 않은 작은 중얼거림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작가는 자신의 비밀스러운 혹은 진솔한 생각을 속삭임보다도 더 알아듣기 힘든 언어로 풀어낸다. 그 흔적을 더듬어가는 과정에 현대미술이 가져다주는 작은 쾌감이 있다.
왜 그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가. 그들이 대단해서? 거장이어서? 물론 유명하니까 그들의 말, 거취 하나하나가 중요하다는 논리도 부정할 수는 없는 현대미술의 단면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작은 목소리들은 결국 사회 모든 개개인의 작은 목소리의 표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들을 통해 관객은 ‘나’의 작은 목소리에 결국 귀 기울이게 된다. 현대 미술의 시각적 언어는 우리가 쓰는 언어와는 다르게 거울과 같은 면이 있다. 상대방의 작품을 해석한다는 것은 결국 ‘나’를 드러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작품을 본다는 것은 나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 서문: Across Voices - 속삭임에서
아티스트들을 접하면 접할수록 그 깊이감에 감탄한다. 그들의 작품과 생각들을 접하며 나는 삶을 보다 깊이 음미하는 법을 배웠다. 밤하늘에 무수한 별처럼, 적막 속에서 작은 빛을 가만히 바라볼 때 비로소 그들은 그들의 세계를 연다. 디지털 바디: 뉴 미디어 아트 2018은 43명의 전 세계 뉴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그들은 각자의 현실을 열정적으로 재현해내고 상징화한다. 독자가 아티스트들 각자의 고유의 세계를 접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화를 향유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 서문
In 2020, we entered into the new era of global pandemics that prompted dramatic shifts in our lives. This is a time of uncertainty when we truly need creativity to get through the clouds and find new ways.
Into the Clouds: New Media Art 2021 features artists who participated in CICA New Media Art Conference 2020, Clouds: The 6th International Exhibition on New Media Art 2020, Art Teleported New York 2020, and International Symposium for Visual Culture 2020 organized by CICA Museum. Due to the situations that require social distancing, our team actively incorporated new media technologies into the events including live streaming, video conferencing, and social media, so that new media artists, researchers, and guests worldwide could participate in the events physically and/or virtually.
Despite challenges, we highly value cultural exchanges among artists, researchers, and local residents worldwide and believe the events have inspired us and expanded understanding of new media art and culture in general. We thank our featured artists and researchers for their wonderful works and hope readers will find joy and enlightenment in this book. - In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