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문학을 외국문학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주장의 타당성보다는 우리 근대문학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시각과 조망이라고 생각한다. 북한문학은 우리 근대문학의 큰 흐름 속에 있는 한 지류에 해당한다. 이번에 간행되는 이 북한소설선집은 중단편을 중심으로 해서 북한소설의 특성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게 하였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북한소설선집은 대부분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나온 것이어서 늘 아쉬움을 주었다. 그러던 차에 북한문학의 이해를 돕는 데 필요한 작품을 읽어온 인연으로 작품의 윤곽을 잡고, 의미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들을 선별하는 기회를 얻었다. 일반인들이 북한문학에 대한 제한된 편모나마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 책을 꾸미게 되었다. 모쪼록 북한문학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냉전이라는 어두운 시대에 감시와 통제로 엄혹했던 조건을 온몸으로 돌파하며 민족과 국가, 공도에와 개인에 대한 숙고를 통해 한 자 한 자 피땀으로 얼룩진 소설 쓰기에 진력해온 이 땅의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들의 노고와 값진 헌신이야말로 사회가 욕망해온 풍요와 문명의 안락함 뒤에 감추어진 공동체의 되풀이되는 비극을 통찰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 책이 독자들에게는 우리 작가들이 소설을 통해서 이룩해온 분단 이야기의 성취와 의의를 가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