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나무들, 수목원의 탄생
2013년 회갑 무렵 출판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한 나남출판 30년’이란 부제를 단 《언론의병장의 꿈》의 제2판을 내면서 ‘서문’에 나남출판 35주년 기념으로 에세이집을 출판한다고 선뜻 약속했다. 수목원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꾀를 부리다가 한 해가 늦어 15주년 지훈상 기념으로 이 책을 출판했다.
《나무 심는 마음》이라는 책 제목은 그때 정해 놓았다. 나무를 닮고 싶고, 나무처럼 늙고 싶고, 영원히 나무 밑에 묻혀 일월성신(日月星辰)을 같이하고 싶은 마음에서일 것이다. 보이지 않는 무엇이 삶을 지배하는 걸까. 그리고 실천하게 하는 걸까. 이성을 가진 합리성을 넘어서는 감성이나 직관이 따로 나의 주인 노릇을 하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 책의 대부분이 나무에 관한 에세이는 아니다. 36년째 일생일업이 된 출판사 일들을 하면서 굳어진 세상을 보는 창을 통한 에세이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나무를 통해 세상사를 바라보는 내용들이 의외로 많아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