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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남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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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신어 연구, 그 성과와 전망>

남길임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국어원 신어 조사 및 사용 주기 조사(2013~2019), 맞춤법 교정 말뭉치 연구 분석(2021, 2022) 사업 등 사전을 비롯한 언어 자료의 구축과 활용 사업에 참여했으며, 언어 수행의 유창성과 경향성을 밝히는 말뭉치언어학에 관심이 있다. 대표 논저로 『한국어 사전 편찬학 개론』, 「이론으로서의 말뭉치언어학에 대한 연구 현황과 쟁점」, 『사전에 없는 진짜 한국어』, 『현대 신어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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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신어 2021> - 2022년 12월  더보기

매체의 변화는 의사소통의 변화를 가져온다. 그리고 그 의사소통의 변화를 어휘적인 차원에서 고찰한다면 어휘량과 어휘 다양성, 어휘 속성의 변화 등을 포함할 것이다. ‘사전’이라는 신문물의 탄생과 어휘량의 급격한 증가를 구술 문화에서 쓰기 문화로의 이동 결과로 설명한 Ong(1982)에서는 “쓰기와 인쇄가 의식 상태를 바꾼다는 것을 사전만큼 똑똑히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구체적인 사례로 웹스터 사전(1971)이 언급되는데, 구술 문화의 몇천 단어 수준에 불과했던 어휘량이 인쇄 문화의 도입으로 45만 개, 즉 100배가량 증가한 어휘 목록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의 사전은 어떠할까? 2022년 11월 기준 에는 1,147,311개의 어휘가 수록되어 있고, 영미권의 사용자 참여형 사전 역시 더 많은 어휘를 수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마저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단어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점이 사전학계의 고민이라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사전은 어떤 어휘를 얼마나 즉각적으로 또 얼마나 포괄적으로 담아야 하는가? 이러한 의문은 더 나아가 ‘제3의 매체, 온라인과 모바일은 어휘량과 어휘 다양성 또는 속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한국어 신어를 포함한 최근 세계 신어 연구의 동향 역시 매체의 급격한 변화와 상당 부분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출판된 학술논문을 기준으로 한국어 신어 연구가 급격한 양적 성장을 맞이하게 된 시기는 2010년대 이후로, 사용자 참여형 사전인 의 개통 시점이나 스마트폰 보급률의 가파른 증가 시기와 무관하지 않다. 문법론 개론서나 형태론에서 다소 뻔한 조어론의 영역에서 언급되던 신어와 관련된 현상은 이제 대중매체에서 수시로 언급되며, 일반인들 사이에서 ‘MZ력(2022년 8월 출현 신어)’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세태를 드러내는 이슈로서도 흔히 등장한다. 신어야말로 언어학 연구의 대중적 확산에 있어 최첨단의 자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십 년 후 어느 순간, 어느 연구자는 온라인과 모바일 의사소통의 등장이 어휘 다양성과 사전의 지평을 새로이 개척했다고 논할지도 모르겠다. 『신어 2021』의 출판 작업 역시 이러한 신어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와 대중적 지속적 관심을 염두에 두고 추진되었다. 2019년까지 지속된 국립국어원의 신어 조사 사업의 결과물과 작년에 출판된 『신어 2020』과 동일하게, 2020년 7월 1일부터 2021년 6월 30일까지 1년간 새로이 대중매체에 출현한 어휘들을 수집하였으며, 개인어나 임시어, 고유명사 등을 배제하는 어휘 평가의 과정을 거쳤다. 이와 같이 이전 신어 조사 사업의 수집 기준과 원칙을 되도록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 이유는 『신어 2021』 역시 현대 한국어 신어 연구의 주요 자원으로서 이전 결과물과 같은 선상에서 연구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한편 이 책이 이전 신어 자료집과 다소 다른 점은 『신어 2020』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관련 신어가 전체 신어의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신어 2021』에서는 전체 302개의 신어 중 99개가 코로나 관련 신어로 집계되었는데, 코로나 신어의 의미적 유형은 다소 변동이 있었다. 즉 2021년은 코로나 사태의 지속화, 장기화, 일상의 회복과 코로나 종식을 향한 논의가 시작된 시기로 이러한 새로운 국면과 관련한 신어가 상당수 등장하였다. 이 책 I. 개관의 3장 부분, “2021년 ‘코로나’ 관련 신어의 유형과 특성”에서는 2021년에 새로이 나타난 코로나 신어의 의미 범주와 함께 2020년에 대비되는 2021년의 특성에 대해서 상세히 다루었다. 올해 신어 수집 및 연구에서 연구진들의 논의를 통해 새로이 도입된 부분은 Ⅲ. 기획 주제 부분이다. 해마다 신어를 수집할 때 연구진들이 마주치는 신어 식별의 어려움은 대개 일정한 경향성을 띠는데, 이는 오랜 언어학적 논쟁에서 단골로 등장해 온, 구와 단어의 구분, 의미 확장의 식별과 다의어 식별의 문제, 고유명사의 사전 등재 문제, 전문어와 일상어의 구분 등과 매우 닮은 점이 있다. 즉 신어 수집에서 마주치는 쟁점은 언어학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고심해 온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한 이유에서 아마도 이 문제는 짧은 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신어’라는 한정된 대상을 전제로, 이들 쟁점을 하나씩 다루어나가는 것은 다소 막연한 언어학적 쟁점을 훨씬 구체적인 목적과 예시를 통해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성과가 있을 것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Ⅲ. 기획 주제: 의미적 신어의 식별, 수집과 사전 기술의 쟁점”은 이러한 시도의 첫 시작이다. 올해 이후, 연구진들은 해마다 신어 자료집을 기획하고 출판하는 동안 차례로 신어의 식별 및 기술과 관련한 주요 쟁점을 기획 주제로 한 편씩 다루어가고자 한다. 『신어 2021』은 경북대학교 언어정보연구센터 신어 연구 조사팀 연구진들의 수고를 통해 완성되었다. 작년에 이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연구진들은 지난 30여 년간 매년 축적되어 온 신어 자원의 구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열정으로 작업을 수행하였다. 고도의 언어 처리 기술에도 불구하고 신어를 비롯한 미등록어의 문제는 여전히 자연언어처리의 주요 걸림돌이며, 인간의 수집과 판단을 필요로 한다. 의미적 신어나 구 단위 신어의 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연구진들은 이러한 신어 연구의 의의와 미등록어 자원 축적의 필요성, 해마다 등장하는 신어는 당대 언어문화 자원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는 공감대 속에서 어려운 작업을 수행해 주었다. 연구 일정과 강의 등 바쁜 일상 속에서도 별도의 시간을 쪼개어 신어 조사 작업에 참여한 연구진들의 열정과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또 작년에 이어 출판의 의도를 잘 이해하시고 출판을 흔쾌히 수락해 주신 한국문화사 김진수 사장님과 조정흠 부장님, 편집을 맡아준 유동근 대리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저자들의 뜻을 모아 남길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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