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저항하는 사람의 곁에 서고 싶어 인권기록을 시작했다.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를 전해 들은 시간만큼 내 세계가 부서지고 넓어졌다. 『나, 조선소 노동자』, 『곁을 만드는 사람』,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520번의 금요일』,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등을 함께 썼다.
세종은 준비되지 않은 왕이었다. 조선의 세자는 왕이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는다. 하지만 세종이 세자로서 보낸 기간은 고작 두 달. 왕으로서의 교육을 받기엔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시간이었다. 세종은 단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경서는 100번씩, 역사서는 30번씩 읽었다. 어느 책이든 온전히 이해될 때까지 읽는 것이 그의 독서법이었다. 물론 천성이기도 했다. 세종은 공부 덕후였다. 대군시절에도 책읽기를 너무 좋아하여 눈병이 날 지경이었다. 또 어떤 주제에 꽂히면 성과를 얻어 낼 때까지 지치지 않는 집중력도 갖추었다. 워크홀릭 왕 세종은 낮에는 시간 단위로 정사를 보고 경연을 했고, 시간이 없어 읽지 못한 서책은 밤을 빌렸다. 결국 세종은 마흔의 젊은 나이에 점점 시력을 잃어 한걸음 앞에 있는 사람의 형체도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