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국문과 명예교수로서 동 대학 도서관장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서희장에 은거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2개의 국민훈장(모란장, 석류장)을 받은 전쟁영웅이다.
시조시인이다. 격조 높은 민족시어를 아름답게 갈고 닦아 한 단계 높은 현대시조를 엮었다. 자연따라, 예술따라, 항상 밝은 문학의 생생한 꽃을 피운다.
또한 수필가이다. 투철한 나라관과 공동체관을 지닌 그의 문장은 언제 읽어 보아도 신선미를 안고 자연미가 풍긴다.
또한 자기 문화를 깊이 사랑하는 문화재 애호가이다. 국내여행은 물론 세계여행을 통하여 아름다운 시어를 갈고 닦는 서정시인이다. 우주여행을 못 가본 것을 유일한 아쉬움으로 지닌 여행 매니아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시집 : 『그 어느날처럼』, 『은항의 나그네길』
『산은 나의 애인이다』
수필 : 『동트는 추억일기』, 『은항 수필집』
평저 : 『음양철학과 현대생활』,
『약사신앙이 한민족 문화에 끼친 영향
에 대한 연구』 등,
그 외 126편여에 이르는 저작이 있다.
서(序) · 그 어느 날처럼
그 어느 날처럼
즐거운 시간(時間)을 가져도 봤습니다.
허전한 공간(空間)에서 설레이기도 했습니다.
더욱 감격(感激)에 벅찬 날도 잊혀지지 않더군요.
살며시 애상(哀想)에 젖은 아픈 날도 문득 떠오르더군요.
그렇습니다.
인간에겐 해와 달이 흐르면 자연이 소생하는 시간과
그 속에서 타는 공간의 추억을 되살리며
서로가 살아가는 듯했습니다.
지구는 돌고 돌아 만나면 나뉨이 있어, 서로가 사람들은
낳아서 또 가고, 이렇게 자연의 순리를 두고
가슴 속에서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던 그 어느 날처럼
온갖 경쟁에서 물리치던 영광의 지난날처럼.
아쉽고 그립던 못 잊는 그 어느 날처럼
향긋한 로맨스가 달콤히 젖은 지난날처럼
새 우는 봄처럼 따스하면
엄마의 품처럼 안기고 싶고
아침 이슬처럼 반짝이면
달 밝은 밤처럼 생각이 나고
들로 산으로 바다로 어딘가 거닐어 보고프고
속삭여 보고픈 마음이
문득 문득 설레이면 움직이게 마련입니다.
온 종일 거닐다 지치면 캄캄한 밤차에 먼 길을 타고,
명승고적을 찾아 인생을 즐기면서 자연을 노래했고,
선인들이 이룩한 빛나는 예술을 찾아
미지의 세계를 정복해 보고픈 그 어느 날처럼.
훈장 생활에 쫓기고 시달리다
짧은 시간에 허덕이던 지난날처럼.
나에겐 모두가 아쉬운 시간들이라면
이번에 내놓은 글들은
본 대로 느낀 대로 들은 대로 생각나는 대로
짧은 시간을 두고 옮겼을 뿐
속없는 겉만 핥은 글이라고 생각이 들 때
어딘지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저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하면
곰보면 어떻고, 째보면 어떨까요.
저와 함께 호흡을 같이 하시면서 수록된 수상을
애교 있는 웃음으로 읽어가던 그 어느 날처럼,
아껴주던 지난날처럼
사랑하면서 서로가 인생을 말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무신 섣달 초이틀
삼선장(三仙莊)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