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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아어떤 사람은 나를 차갑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여리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착하다고 합니다. 나는 그저 잘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입니다. 넘어져 마음이 까지기도 하고, 한참을 울기도 합니다. 툭하면 멍이 듭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들을 더 많이 해야 할 즈음 대차게 넘어졌습니다. 어떻게 해치고 일어났냐고 묻는 이에게 말합니다. “기어서 나아가고 있어.” 그리하여 살아가는 모양이 그리 좋은 꼴은 아닙니다. 네발로 걷다 보니 그늘을 긍정하는 법을 배웁니다. 불행을 긍정하고 우울을 긍정하고 슬픔을 긍정합니다. 빛나는 것들로만 나는 반짝이지 않습니다. 내가 좋다가도 싫고 뽐내다가도 부끄러워서 숨기도 합니다. 이만큼 사는 것이 용하다가도 이것밖에 살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머리가 쭈뼛거립니다. 아직도 툭하면 넘어지고 멍이 듭니다. 싫어하는 내 모습이 좋아하는 내 모습보다 곱절은 넘게 많습니다. 그중 애쓰는 내가 가장 싫었습니다. 이제서야, 애쓰는 사람은 포기보다 희망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압니다. 나는 동동거리며 애를 쓰는 희망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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