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경기도 파주 임진강가에서 태어났다. 글을 쓰는 한편 출판사에서 인문과 사회분야 편집자 및 기획자로 일했다. 장편소설 《고산자 김정호》, 어린이 역사교양서 《포도대장과 훈장선생님》, 《얼쑤 흥겨운 가락, 신나는 춤》, 창작동화 《한눈이 퉁눈이》, 역사동화 《만파식적》 등을 썼다.
김정호는 옥사했는가? 이 책은 그런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나는 조선총독부에서 1934년(쇼와 9년)에 발행한 『조선어독본(朝鮮語讀本)』 제5권을 볼 수 있었다. 오늘날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쯤 되는 그 책의 제4과 제목이 ‘김정호’였다.
그 『조선어독본』에 의하면, 「대동여지도」가 적국에 누설될 것을 우려한 대원군이 「대동여지도」를 압수하고 김정호와 그의 딸을 옥에 가두어, 결국 두 사람 다 옥사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동여지도」는 1904년(메이지 38년)에 일어난 러일전쟁에서 일본군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총독부의 토지조사사업에도 상세하고 정확한 지도로서 역할을 다했다는 것이다.
김정호가 옥사했다는 기록은 『조선어독본』 말고는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저들의 의도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극적 요소’를 첨가한 것일 수 있겠다. 물론 「대동여지도」가 일본에 이용당했을 수 있다. 하지만 저들이 아전인수식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괘씸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교과서를 만든 일본의 속셈은 빤하다. 이른바 내선일체를 떠벌이는 것이다.
김정호가 속한 1800년대는 근대화의 전 시대로 매우 혼란했다. 서학(천주교)의 박해가 어느 때보다 심했으며 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큰 줄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그런 어지러운 사회상을 담아보려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