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에서 토종 씨앗으로 자연농을 하는 농부. ‘토종씨드림’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 귀농했고, 경기도 시흥에서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생태적 자립을 도모하는 ‘연두공동체’를 운영했다. 2011년 곡성 산골로 터를 옮기고, 삶에서 얻은 지혜를 글-씨와 말-씨로 옮기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연두, 도시를 경작하다 사람을 경작하다》(2009 문체부 우수교양도서),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약이 되는 잡초음식》(2010 문체부 우수교양도서), 《소박한 미래》(2011 문체부 우수교양도서), 《자립인간》(2013), 시문집 《색부의 노래》(2015), 《토종농사는 이렇게》(2018년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 《화성에서 만난 씨앗과 지혜로운 농부들》(2019년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 《씨앗철학》(2020), 《씨앗, 깊게 심은 미래》(2022)가 있다.
2015년, 농부로 살기 시작한 지 11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의 행복지수는 꾸준히 상승해 왔다. 일어나고 사라지는 다양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행복과 불행의 경계마저도 사라지는 듯하다. ‘농부가 되기 전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왜 농부가 되었을까’ 어느 날 갑자기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 날, 골방에 모아 두었던 시와 잡문을 꺼내 읽었다. 말과 글에서 간절했던 것들이 지금은 대부분 현실이 되어 살고 있다. 씨앗의 존재처럼 자연의 이치 에 충실했기 때문인 걸까.
여기에 실린 글들은 삼십대 중후반과 사십대 나의 삶과 사유를 관통하고 있다. 글의 절반 이상이 농부가 되기 전의 ‘앓이’다. 나에게 글이란 성찰과 통찰의 수단이기에, 이 시문집에는 생태적인 농부가 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사유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 삶의 궤적을 담은 ‘시’나 ‘산문’을 읽는 일은 내 영혼의 ‘누드’를 몰래 엿보는 일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