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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신미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8년, 대한민국 충청남도 청양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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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중1 시 (최신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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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가 신이 벗어놓은 신발에 발을 넣었다. 그는 누구인가. “어느 날엔가 와본 듯”하고, “누군가와 살아본 듯”한 전생을 이미 지나온 주술사인가. 지구라는 외계에 불시착한 사제인가. 그는 꿀벌의 겹눈으로 구(球) 안에 갇힌 세상을 본다. “좀더 신선한 원인이 귀가할 때까지” 어둠을 좇는다. 오른눈에 “난폭한 광야”가, 왼눈에 “한낮의 사막”이 펼쳐진다. “자꾸 자라나는 이야기” 속에서 퇴장하는 농촌 풍경이, 욕망이 신이 된 자본의 “유전 지대”가 끝없이 이어진다. 박승민은 자연이라는 순환의 고리에 뚫린 커다란 허방을 본다. 거기에 ‘허무’의 반석을 한단씩 쌓는다. ‘노(勞)’와 ‘무(無)’로 쌓은 제방이다. 이로써 무엇을 막을 수 있겠는가? 그의 게송은 삶이라는 ‘반복’을 견디는 도저한 믿음에 바치는 격려이다. 그러니 “해는 요즘도 아침에 뜨”냐고 묻는 당신에게 이렇게 화답하지 않겠는가. “먼 우주의 시간 속에는 이 세상 헛되고 헛된 일 없다는 것을 아침마다 돌아오는 햇볕이 부연하고 있지 않”느냐고.
2.
신의 뜻을 받은 이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고, 사랑이 어려웠던 사람은 시인이 되었다. “깊고 넓은 시름들이 전부/기담으로 전해지는”(「라이브」) 세상에, 부모와 누나가 있다. 더러는 미열처럼 앓던 사랑도 조용히 왔다 간다. 시인은 허전하고 쓸쓸한 세상에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미신처럼 “겪어본 적 없는 아름다운 기억”(「신들을 위한 여름」)을 함께 좇는다. 그 여정이 뜬눈으로 꾸는 잠 같고, 흉사가 드나드는 폐가 같았으리라. 시집을 읽는 내내, 폭서가 계속되던 여름을 떠올렸다. 그가 살아온 절기마다 불에 덴 자국이 화창하게 펼쳐지기를 바랐다. 지난날을 아물린 시인의 손에 얼음 한알 쥐여주고 싶다. 여름의 화기가 식고 나면, 다음 계절이 온다고. 그러니 “누추한 이 세상에 그래도 누군가는 사랑한다는 소문”(「잔서(殘暑)」)을 믿으며, 우리도 간신히 아름다워지자고.
3.
주의하세요! 이 시집 속에는 서커스장을 탈출한 동물들이 삽니다. 똑바로 앉지 않고 거꾸로 앉는 박쥐도 있고, 어항 밖으로 점프하는 금붕어도 있고, 자신의 바탕색이 흰색인지, 검은색인지 개의치 않는 얼룩말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울타리 안의 동물이 사람인지, 울타리 밖의 사람이 동물인지 헷갈립니다. 그림과 시가 만나 짝이 되었습니다. 어깨동무하고 가는 원숭이와 사람처럼 그 모양이 다른 듯 비슷하네요.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마에 근질근질 뿔이 돋을 것 같고, 송곳니가 챙, 하니 솟을 것 같고, 답답한 세상을 향해 성난 코끼리처럼 코를 흔들고 싶어집니다. 왜냐하면 이 시집은 우리가 지키려고 가둔 것이 정작 무엇을 잃게 했는지 되묻게 하니까요. 동물은 서로에게 먼저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지 않으니까요.
4.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제대로 호명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종종 세상으로부터 따돌림당하는 기분이 들곤 한다. 주인공 미숙도 자신의 이름을 온전히 불러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오해가 다툴 때 비등하게 마음을 맞추며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단하고 어엿한 ‘나’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수수하고 담담하게 묘사된 장면을 눈으로 좇다 보면 어느새 대사보다 더 많은 여백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빈칸을 누군가의 이름으로 채우고 싶어진다. 그것이 가족이든, 지금은 소원해진 친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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