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대화에서부터 시작해 입말은 글쓰기, 혹은 책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특히 저명한 저자들이 돌연사할 때 그들의 강연록이나 대담은 곧잘 유작이 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마지막 책이 된 바르트의 『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강의』는 그러나 완전한 가르침을 보여준다. 말이 완벽하게 글이 되는 사례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 말의 자유로움 속에서 주제는 점점 더 깊어진다. 소설 쓰기에 대해 강의하는 이 책은 바르트가 소설 쓰기라는 그 불가능한 주제에 어떻게 점점 다가가며 현실화하는지 지적이고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이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