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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의 여름노래 '빨간 맛'(2017)이 00년대생에겐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노래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30세 이후에는 새로 알게된 노래를 거의 듣지 않는다는 영국의 연구결과도 본 적이 있다. 어떤 음악은 우리의 한 시절을 정의한다. 시간의 퇴적층에서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는 그 음악들의 이야기를 다시 소개한다. 2005년 1960년대편, 1970년대편 출간 이후 17년이 흘러 만나는 <한국 팝의 고고학> 완간 세트. 1980년대의 이야기와 1990년대의 이야기를 더해 한국 대중음악의 통사를 세운다.
사랑은 모든 걸 가능케한다. 신중현, 이장희가 말하는 1960년대, 조용필, 배철수가 말하는 1970년대, 나미, 한영애가 말하는 1990년대, 신해철, 장필순이 말하는 1990년대에 대한 기억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고고학을 '발굴'하듯 시대를 아카이빙한 저자들의 노력이 놀랍다. 박정현이 부른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원곡 : 조용필)와 이수영이 부른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원곡 : 배인숙)를 들으며 이 책과 함께 나 역시 그 시간을 여행했다. 동아기획과 하나뮤직, 대영AV와 (90년대의) SM엔터테인먼트를 기억하는 당신이라면, 김현철의 시티팝을 2020년대에 즐겨듣는 당신이라면 이 책과 함께 당신의 '그 음악'을 재생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