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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청킹맨션은 뭐랄까, 말하자면 영화감독이라면 한 번쯤 영화의 배경으로 탐낼만한 곳이다. 국제적인 비공식 경제의 거점으로 돈이 활발히 오가는데, 이곳의 거주자들은 대체로 불법 체류, 불법 노동을 하고 있거나 불법이라고 불릴 만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이들의 경제 상황은 모두 제각각이다. 하루에 6천 불을 버는 부자도 있고 한 끼 챙겨먹 기 힘든 사람도 있다. 교류는 활발하지만 서로를 깊이 파고드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각자의 불법, 부당함을 파헤치지 않기는 이곳의 기본 원칙 중 하나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계다.
이 공간 속에서 문화인류학자인 저자 오가와 사야가가 주목하는 지점은 탄자니아인들의 커먼즈다. 사야카는 청킹맨션의 보스라 불리는 카라마와의 교류를 시작으로 청킹맨션의 탄자니아인 커뮤니티에 대한 연구를 해나간다. 보통 커먼즈라 하면 떠오르는 고정적 이미지가 있다. 안전하고 균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공동체. 이곳의 커먼즈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사람들은 서로 친하지만 깊이 믿지 않는다. 믿지 않더라도 서로를 돕는다. 즉각적 보답은 바라지 않고 서로의 위기에 매번 기꺼이 도움의 돈을 내밀고, 심지어 배신을 당한 적이 있어도 또다시 손을 잡는다. 신뢰 없는 서로를 영원히 도움으로써 모두가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이 모순적인 공동체는 어찌하여 가능한가?
청킹맨션에 거주하며 이들을 관찰하는 인류학자의 관점으로 쓰인 이 책은 마치 소설처럼 눈앞에 보이는 듯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친다. 매력적인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의 관계적 상식으로는 의문이 생기는 지점들이 턱턱 생겨나고, 그 지점들에서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차이와 통찰을 발견하게 된다. 이기성과 이타성의 경계가 모호한 이 공동체에서 '대안'을 찾기엔 아직 조급한 측면이 있겠으나 '희망'을 캐내기엔 충분할 것 같다. 여러모로 흥미롭고 매혹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