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클레어를 추천하는 이유
내가 21세기 장르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는 작품. 존 르 카레와 인디애나 존스의 결합! 냉전 시대, 철의 장막 안팎을 넘나드는 냉혹한 스파이들의 세계와 아랍 전설 속 정령을 추적하는 모험 활극이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평범한 작가라면 이것만으로도 벅찰 텐데 팀 파워스는 여기에 이념의 적으로 만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까지 더한다. 그리고 그 세 가지 이야기를 모두, 평생 한 가지 스타일만을 연마해온 작가들보다 더욱 정교하게 완성해 낸다. <디클레어>는 여전히 소설이 컴퓨터 그래픽을 쏟아부은 영화들보다 더 짜릿한 흥분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영원히 영상화되지 않길 바라는 소설이다.